아침에 출근하면 몇개 언론사를 둘러본다.
네이버(언제부터인가 언론사의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 안한다고 우기는 웃기는 회사), 오마이뉴스, 민중의 소리, 자주민보, 독립신문(똘아이들 노는 모습이 웃긴 곳. 사실 언론도 아니다)
요몇일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는 ‘이회창’ 효과. 나역시 이회창 변수에 대한 나름의 분석도 해보고, 대선판에 대한 생각도 정리해보고 했었다.
하지만, 오늘 자주민보의 이창기 기자님의 글을 보고 내 분석의 편협함을 깨달았다.
물론 누구나 이 분석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상황, 즉 미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인지하고 분석한다면 충분히 설득력있는 분석이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창기 기자님을 만나서 대화해보지는 못했지만, 늘 대단한 글로 날 초라하게 만드는 분이다.
[이회창이 부상하는 배경]
지금의 한반도 주변 정세 변화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결코 원하는 일이 아니지만 어쩔 수가 없다. 북이 연내, 정확히 말해서 대선전에 결판을 보자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북의 요구를 거부하고 북미관계를 진전시키지 않는다면 6자회담은 파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며 북은 한국의 대선을 앞에 두고 지난해 핵시험에 이은 물리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한반도는 전쟁분위기에서 대선을 치러야 할 것이며 국민들은 누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후보인지를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한나라당과 같은 호전적인 민족대결정당은 필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지금 김경준을 귀국시키고, 이명박 후보와 부시의 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괜히 일 만들지 말고 현상유지, 상황관리나 잘하는 방향에서 대선을 끝내자는 것이다. 비리가 들어나도 이명박이 이기고 이명박이 아니더라도 이회창이라는 대타가 있으니 제발 지금의 한나라당 분위기만 살려가자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회창이 대선 판에 뛰어들면 한나라당은 더 안정적일 수가 있다. 이회창이 강성대북발언을 해주어야 이명박 후보가 더 개혁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점을 가장 많이 노린 듯하다.
표의 분산효과도 높아질 수가 있다. 노무현 후보 당선의 주역이었던 50대의 표를 이회창과 이명박 후보가 거의 다 양분해갈 수도 있게 된다. 이명박이 싫은 사람들 중에 개혁진영으로 넘어갈 사람들을 이회창이 많은 부분 흡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나라당 내의 경쟁을 촉발시켜 당원들을 더 열심히 뛰게 할 것이다. 나아가 표의 분산효과를 우려한 보수진영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켜 결집력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개혁진보진영에게는 안도감을 주어 긴장을 늦추게 할 소지도 없지 않다. 정말 표가 분산되어 질 것 같으면 투표일 직전 후보 단일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국과 한나라당 상층세력들은 여러모로 이회창을 후보로 내세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선거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선거도 뒤엎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 그들이 이 땅에서 활동하리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왜냐면 한반도는 그만큼 미국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에서 미국은 한국에 친미정권을 세우지 못한 후 너무나 황당해서 도대체 왜 졌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노무현 대통령 참모들을 불러다가 직접 만나보기도 하는 등 집중적인 연구를 했다고 한다. 올해 한나라당의 흐름을 보면 참 복잡하게 흘러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누군가 지금 무척 고심고심 조심조심 하면서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대선 투표마감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만큼 이번 대선은 서로 간에 사활을 건 대결이자 역사의 분수령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