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지인분과 우리들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매일 저녁에 술자리가 아닌 이상 집으로 가서 쉬는 일상에서 가끔은 나만의 작업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는 몇몇 지인분들과 이런저런 공부와 사업에 대한 구상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Co-Working Space
그러던 중 우연히 제1회 Ignite Seoul이라는 행사의 영상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이장‘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양석원님의 발표입니다.
계속 제 머릿속을 맴돌던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가끔은 서로의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가끔은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고…
그곳이 바로 Co Working Space
참고로 이장님은 학동역 근처에서 이미 Co-Up이라는 Co-Working Space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사무실 임대
처음부터 이 공간을 만드는 것에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는 것을 함께 해주신 분은 연홍석님이십니다.
당시 다니시던 회사를(그 좋은 회사를 그만두시다니!!!!) 그만두실 예정이었고, 저처럼 일정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맞아서 술자리에서 시작한 논의였습니다. 우선 사무실 위치는 합정 근처가 서로 이동하기가 편했기에 큰 이견없이 합의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전승엽님이 합류를 하여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되었지요.
즉시 마음맞는 이 분들과 일을 도모하기로 하고, 공간을 섭외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무실을 임대하려면 상당히 고액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합정이라는 곳은 2호선 역세권인데다가 홍대 근처라서 그런지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합정역 근처에 보증금 없이 임대료만으로도 빌릴 수 있는 곳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월세도 그나마 싼 편이고, 보증금도 없고, 합정역에서 50m 거리도 안되고… 딱 우리가 원하던 조건이었습니다.
(사실 저희가 마련한 5층 바로 아래 4층은 마눌님의 노래패가 임대하여 쓰고 있습니다. ^^)
무엇보다 이곳이 마음에 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세미나룸‘입니다.
지하 1층에는 이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세미나룸이 있습니다. 약 10명 정도가 들어가서 스터디나 세미나를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늘 스터디나 모임이 있을 경우 ‘토즈’와 같은 고액의 장소를 빌렸는데, 이제 그런걸 빌리지 않아도 왠만한 모임은 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물론 빔 프로젝트가 없어서 좀 불편하긴 하지만 대형 화이트보드가 있어서 스터디는 가능합니다. (큰 모니터를 구매할 예정)
주말과 평일에는 거의 사용자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들의 공간이라는 점도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주제도 도입
아무리 보증금이 없다고 해도 임대료는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주주제도’였습니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또 계실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여러 경로로 의향을 물어보니 몇몇 분들이 동의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주주를 모집을 하였고 총 8명의 주주를 모집하였습니다.
대주주(?)로 참여하는 3명, 소액주주로 참여하는 5명이 매달 월세만큼 출자를 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추가로 모집할 계획은 없습니다. 최소한 12월까지는 현재 주주로만 운영을 할 예정입니다. 어쨌든 주주가 모두 모여서 한달동안의 임대료와 기타 지출에 대해 부담이 없어지게 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미나룸 운영
세미나룸은 스터디나 모임 장소로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랜선이 있고, 저희가 구매해놓은 공유기가 있고, 화이트보드도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모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C3Space 공식사이트인 www.c3space.net 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현재 콘텐츠를 준비중이라 이용하고자하신다면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세요~)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오후 6시 이후와 주말에는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하에 있어서 시원합니다. 선풍기가 없어도 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C3Space
사무실의 이름을 정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했습니다. 향후 이 공간에 모인 사람들 위주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직접 만들어보는 등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는 이름을 정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이름들이 안으로 나왔고,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되었습니다.
C3Space
주주를 모집하기 이전부터 운영하던 비공개 구글 그룹스에 명시하고 있던 지향점이 3가지가 있었습니다.
Community + Coffee + Code
이 3가지의 첫 글자인 C를 가져오고, 3개니까, ‘C3’… 그 C3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 ‘space’… 결국 C3Space라는 이름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W3C를 떠올리며 패러디한걸 눈치채셨을 겁니다. ^^ 맞습니다. 맞구요~)
공간 그리고 실험정신, 도전
오해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특히 제가 다니는 회사분들)
회사를 그만두고 벤처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공간에서 반드시 사업아이템을 구상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처음의 의도대로 자유롭게 주주들이 오고 싶을때 오고, 눈치볼거 없이 편하게 노트북 꺼내놓고 일을 하고, 그러다가 토론도 하고, 술도 마시고 하면서 편하게 공간을 유지할 것입니다.
혹시라도 좋은 아이디어를 누가 낸다면 그걸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 영리를 목적으로한 아이디어보다 실험적이며, 개선점이 필요한 서비스들을 공략할 것입니다. 우린 모두 개발자니까요. ^^
C3Space에 모인 분들과 재밌게 공간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간을 마련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우리의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도전해보세요~
덧붙이는 글
방금 글 올리고, 이장님이 홍보를 해주시는 바람에 후다닥 글을 덧붙입니다. ㅎㅎㅎ
위에서도 밝혔지만, 이장님의 Co-Up과는 달리 현재 주주들만 6개월 실험적으로 사용을 할 것입니다.
참여하고 싶다거나 공간에 들어가서 일하고 싶다거나 하는 바람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