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12월 12일) 오후 잡코리아 14층 세미나실은 예상치못한 많은 사람들로 인해 발딛을 틈이 없었습니다(약간 거짓말 보태서). 날씨가 상당히 추웠지만, 웹 접근성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약간 거짓말 보태서).
이 날은 60여명의 웹 디자이너, 웹 기획자, 웹 개발자 등(이하 ‘웹 개발자’)이 모인 가운데, ‘웹 개발자를 위한 스크린 리더 이해 그리고 웹 접근성‘라는 이름으로 두번째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타 세미나와 달리 신청자 대부분이 참석하셨고, 늦게 신청하신 분들까지 오셔서 연말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많은 분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미리 자리를 준비할 때, 인원을 신청자의 2/3 정도로 생각하고 책상을 준비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가서 몇몇분들은 불편하게 앉아있어야만 했습니다.
세미나 준비
[개회를 알리는 성민장군 (촬영 전승엽님)]
이번 세미나는 지난 9월에 개최된 세미나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세미나보다 정리된 내용, 중간에 스크린 리더외의 보조기기를 설명하는 부분 그리고, 다른 전문가분을 초대하여 최신 정보를 들어보는 세션을 준비하는 등 준비과정부터 웹 접근성을 다루는 세미나로서의 면모를 갖추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여러 종류의 보조기기 (촬영 전승엽님)]
무엇보다 이번 세미나를 가능케한 것은 시각장애인복지관의 백남중 부장님의 마음이었습니다. 웹 개발자들이 웹 접근성을 보장하는 웹 사이트를 제작하려면 최소한 장애인들이 어떤 식으로 웹을 사용하는지 알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이 세미나의 중심이셨습니다.
웹 개발자를 위한 스크린 이해
먼저, 백남중 부장님은 대부분의 웹 개발자들이 잘 모르는 스크린 리더의 과거와 미래, 웹 개발과 실제 사용자인 장애인들과의 괴리감, 그리고 그 해결을 위한 노력 등 알찬 내용을 가지고 2시간여의 시간동안 열정적으로 발표를 하셨습니다. 많은걸 배우고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고, 실제 설문지에도 좋은 시간이었다고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발표중이신 백남중 부장님 (촬영 전승엽님)]
백남중 부장님에 이어서 디비딥의 조훈님의 발표가 예정되었으나 조훈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발표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조훈님을 뵙기 위해 오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좋은 발표내용을 준비하셨는데, 저역시 너무 아쉽습니다. 다음 기회에는 조훈님의 발표를 들을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패널토의
이번 세미나는 ‘사전 설문‘과 ‘세미나 평가’ 이렇게 2번의 설문을 받았습니다.
지난 세미나때 질문/답변 시간이 있었지만, 손을 들고 질문하기를 부끄러워하는(^^;) 개발자들이 많아서인지 실제 질문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질문 내용을 미리 제출하게 하여, 질문/답변 시간의 참여도를 최대한 높여보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대부분의 참가자분들이 질문 내용을 기재해주셨고, 이를 종합하여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답변 역시 진행상 우왕좌왕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전문가분들을 앞으로 모시고, 각자의 의견을 들어보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번 세미나를 듣기 위해 오신 신현석님, 조현진님, 나인환님, 추지호님이 자발적으로(^^) 앞으로 나와주셨습니다. 25개 정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여럿이 대답을 하면서 자연스레 패널토의와 같은 형식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시간을 좀 더 내어 25개 말고 다른 질문을 받으려 했으나 역시나 예상대로 질문은 하나만 들어왔고, 다시한번 질문을 미리 받아 놓은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ㅋㅋㅋ
[패널토의 중 (촬영 전승엽님)]
모든 질문/답변이 끝이 나고, 마지막으로 모든 전문가분들에게 하나의 질문, ‘2010년 그리고 미래의 웹표준/웹접근성에 대하여‘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이 시간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대가없이 1시간여를 성실히 답변해주신 전문가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한국 웹 접근성 그룹(KWAG)에 대하여
이번 세미나에서 마지막에 꼭 다루고자 했던 주제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발제 정도로서 마무리하였습니다.
[kwag.net의 콱 소개]
아래 [별첨자료] 내용에도 나와있지만, 의외로 KWAG (이하 ‘콱’)의 존재를 모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콱을 통해 웹 접근성을 처음 접한 저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현실이 아닐수 없습니다.
세미나 준비단계에서 세미나 준비 주체분들과 콱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나눴습니다. 조심스럽고도 조심스럽고,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 있는 내용이라 선뜻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세미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 웹 개발자들은 웹 접근성에 대한 세미나/모임 등에 상당히 목말라 있습니다. 웹 접근성에 대한 내용이 오프라인에서 교류하지 않으니 정보는 정체되고, 때론 왜곡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이 시행되고, 현실적으로 웹 접근성을 지켜나가는 원년이었던 2009년.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콱은 없었습니다. 만약 콱 모임이 계속 이어져왔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마지막 콱에 대한 얘기를 잠시 했습니다. 2010년 콱의 동면을 깨우기 위해 모두들 노력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콱 모임이 이루어지지 않았던건 사실 모든 사람들의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콱은 자발적인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주도하고 누군가가 열어야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웹 접근성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 누구든 콱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2010년 1월! 콱이 다시한번 시작될 것입니다.
경품 그리고 장소
이번 세미나가 마지막까지 뜨거웠던 이유는 물론 지식에 대한 목마름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 몫 단단히 한 것은 아마 엄청난 경품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제공된 경품은 ‘센스리더’, ‘웹표준 교과서’, ‘CSS 마스터전략’, ‘점자 열쇠고리’ 등이었습니다.
센스리더는 엑스비젼테크놀로지에서 어려운 부탁임에도 흔쾌히 제공을 해주셨습니다. 센스리더를 하나도 아니고 두개나 제공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웹표준 교과서와 CSS 마스터전략은 삼성 멀티 캠퍼스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는 ‘김데레사’님께서 좋은 모임에 써달라며 제공을 해주셨습니다. 역시나 깊은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점자 열쇠고리는 교육을 위해 준비하시기도 힘드실텐데 백남중 부장님께서 구매하시고 퀴즈를 통해 나눠주셨습니다. 그 외에 ‘센스리터 핫키 리스트’라는 책받침 형태의 기념품도 백남중 부장님이 큰 비용임에도 60여장 준비를 해주셨습니다.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외부에 거의 공개하지 않는 공간임에도 이 세미나를 위해 두번씩이나 공간 제공을 도와주신 잡코리아 이사님과 디자인팀 팀장님, 교육담당 차장님께도 감사인사 드립니다.
세미나 마무리
이번 세미나의 숨은 주역들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백남중과 아이들’
백남중 부장님과 생각을 같이 하면서 늘 함께 하고 있는 전승엽님(엽), 방미희님(미희), 권희숙님(류), 김문정님(비티), 이명호님(호이), 그리고 아이들중 제일 아이 아닌 것 같은 저(성민장군).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뒤풀이 및 송년회 (촬영 성민장군)]
뭐니뭐니해도 이번 세미나에서 가장 놀라고 즐거웠던 것은 바로 ‘뒤풀이 및 송년회’였습니다.
30여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 모여 송년회를 했습니다. 회식비용을 참석자들에게 각출해야하는 상황이라 많이 먹거나 많이 마시지는 못했지만, 12시가 넘는 시간까지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너무너무 즐거운 송년회를 보냈습니다.
다들 잘 들어가신거 맞죠? ^^
후기 모음
후기를 올려주세요. 올리시고, 댓글을 남겨주시면 아래 리스트에 추가하겠습니다. 혹시나 후기를 보셨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추지호님 : 웹개발자를 위한 스크린리더 이해 세미나 후기
- 나인환님 : 웹개발자를 위한 스크린리더 이해 그리고, 웹접근성
- Officer Lee님 : 웹 개발자를 위한 스크린리더 이해 그리고, 웹 접근성 세미나 그리고 뒷풀이겸 송년회
[별첨자료] 세미나 평가 설문
세미나가 끝이 나고 받은 설문의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몇가지를 추려서 설명을 하려다가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는게 좋을 것 같아 나열을 하였습니다.
평가
-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되어 좋았다
- 웹 접근성의 근본을 알게 되어 접근성을 생각하며 코딩할 수 있을 것 같다.
- 장애인 입장을 배우게 된 좋은 시간
-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시간이라 유익했다.
- 쉽게 접하지 못했던 스크린 리더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 각 분야 전문가들의 대화식 진행이 좋았다.
- 그동안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으나 스크린 리더를 처음 접하고 부끄러워졌다. 더 잘해야겠다.
- 발전적으로 스크린 리더를 더 깊게 이해하는 세미나가 이어졌으면 한다.
- 처음 접하는 스크린 리더와 그 사용법을 알게 되어 참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너무 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되었다. 다음에는 안그랬으면 좋겠다.
-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밌었다.
- 아주 유익
- 품질마크가 아닌 장애인을 위한 코딩을 해야겠다는 결심
- 센스리더의 기능을 세세히 알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 중간에 너무 깊게 들어갔다는 생각
- 접근성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알아듣기 힘든 내용도 있었다.
다음세미나에 듣고 싶은 주제
- HTML5
- HTML5와 CSS3의 제정 진행내용 공유
- 접근성에 맞는 코딩(어떤 상황을 제시하고 답을 해보는 시간)
- 웹 기획의 관점에서 웹 접근성 고려방법
- 스크린 리더에 대해 깊게 듣고 싶다.
- 장애인의 인터넷 접근방법과 좀더 쉽고 정확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
- 웹 접근성에 대한 모든 사항(개발, 코딩 등)의 현실과 미래의 방향성
- 이번 세미나 내용을 더 자게히 듣고 싶다.
- 모바일, 타블렛 등 다양한 기기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
- 웹 페이지 뿐만 아니라 플래시 등의 다른 프로그램의 접근성에 대한 내용
- 실제 장애인분들이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는 점
- 실무적인 코딩방법론
- 세미나의 단계를 나눠 심화학습까지 진행
- 실제 장애인이 사용하는 장면이나 어려움 등을 들어보는 것(어떤 사이트를 좋아하고 자주가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 웹 표준 사이트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마크업(스크린리더와 접목)
- 웹의 미래
- 구체적인 사용자 평가
- js와 스크린 리더의 사용성
- 웹디자이너를 위한 웹표준/웹접근성
건의사항
- 실제 작업을 하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발표가 보강되면 좋겠다.
- 웹에서의 예제와 참여자끼리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였으면
- 세미나에 대한 정보를 좀더 찾기 쉽게 홍보해주셨으면.
KWAG을 아시나요? 2010 KWAG 참석의사와 바라는 점?
- 모릅니다.(의외로 모르는 사람 많다.)
- 외국의 같은 업종에 대한 실무 및 해외취업 현황
- 정기적인 세미나가 많았으면 좋겠다
- 정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접근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시간.
- 의외로 콱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웹 접근성을 콱에서 많이 홍보했으면 한다.
- 스크린리더를 체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해주세요(카도는 못믿어서. 어려운가)